26일 오후 7시 광진구 트루스데일리 편집국에서 시상식
국제사회에 북한 인권 실상 알린 두 인권운동가의 외길
증언·외교·연대… ‘침묵의 벽’을 넘은 실천의 기록 평가

한원채인권재단(이사장 한봉희)이 수여하는 제6회 한원채인권상 수상자로 사단법인 프리덤스피커즈인터내셔널(Freedom Speakers International·FSI) 설립자 케이시 라티그(Casey Lartigue) 공동대표와 탈북인 출신 인권운동가 마영애 국제북한인권연맹 총재가 선정됐다. 재단 측은 “두 수상자는 각기 다른 자리에서, 그러나 같은 목표를 향해 북한 인권의 실상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 헌신해 왔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시상식은 26일 오후 7시 행사를 주관하는 트루스데일리 편집국(서울 광진구 아차산로 제일빌딩 2층)에서 진행된다.
한원채인권상은 아내·세 자녀와 함께 탈북했다가 중국에서 체포돼 세 번째 강제북송 3일 만에 고문사한 한원채(韓元彩·1943∼2000) 선생을 기리기 위해 탈북 한의사 한봉희 100년한의원(일산) 원장이 북한인권 신장과 통일운동에 헌신해 온 인사에게 주는 상이다.
‘탈북하지 못한 탈북인’ 한원채 선생은 한국어·일본어·영어로 펴낸 수기 ‘노예공화국 북조선 탈출’을 통해 북한의 비인도적 인권 실태를 적나라하게 폭로했다.
한원채인권재단 관계자는 “수상자 두 분 모두 북한 인권 신장과 통일 운동에 지속적인 관심과 특별한 실천 등 숭고한 헌신을 오랫동안 해온 게 평가됐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탈북인이 직접 말하게 하라”… 하버드대 출신 라티그의 선택

미국인 인권활동가인 케이시 라티그 공동대표는 2013년 한국인 이은구 공동대표와 함께 탈북인 무료 영어 교육기관인 ‘북한이탈주민 글로벌교육센터(Freedom Speakers International·FSI)’을 설립했다. 하버드대 익스텐션 스쿨과 하버드 교육대학원을 졸업했고 미국 싱크탱크 카토연구소(Cato Institute)에서 경제적약자·흑인의 교육권을 위한 교육정책연구원으로 근무한 그의 문제의식은 분명했다. “북한 인권을 말할 자격은, 그것을 살아낸 사람에게 있다.”
1992년 여행 차 처음 한국을 방문했고, 2010년 자유기업원(CFE) 비지팅 펠로우로 한국에 머물던 중 우연히 만난 한 탈북인이 영어를 좀 알려달라는 말에 호응해 ‘FSI’를 세운 게 첫 인연이다.
FSI는 탈북인들이 자신의 경험을 영어로 직접 증언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국제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집중해 왔다. 단순한 대변이나 통역이 아닌, 탈북인 스스로가 화자가 되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수십 명의 탈북인 영어 발표자들이 FSI와 함께 유엔·국제 인권 포럼·각국 대학과 의회에서 북한 인권의 실상을 증언해 왔다.
이 같은 공로는 국제사회에서도 인정받았다. 케이시 라티그 공동대표는 10일 세계인권의 날을 맞아 인도에서 열린 제15회 국제인권 써밋에서 국제인권상을 수상하며, 탈북인 증언 활동의 상징적 인물로 평가받았다. 5월엔 탈북인 인권 신장에 기여한 공로로 하버드대 익스텐션 스쿨로부터 ‘마이클 시나겔 봉사상’을 수상했고, 앞서 2022년엔 서울시명예시민상을 수상하였다. 현재는 서울외국어대학교대학원 겸임교수와 코리아타임즈 칼럼리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한원채인권재단은 “FSI는 탈북인을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권리의 주체’로 세운 단체”라고 높이 평가했다.

탈북인에서 국제 인권운동가로… 탈북 난민 구호·미주 정착 지원 선구자
마영애 국제북한인권연맹 총재는 탈북 이후 미국에 정착해 ‘마영애 평양순대’ 전국 체인점을 운영하며 수십 년간 미주 지역 탈북인 사회의 실질적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초기에는 개인적 증언 활동에 집중했으나 이후 탈북 난민들이 미국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주거·법률·교육·취업 연계 지원에 나서며 공동체 기반의 인권 활동으로 확장했다. 특히 중국·동남아를 경유한 탈북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신매매·강제송환·여성 인권 침해 문제를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탈북인으로 첫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상임위원을 맡아온 마 총재는 북한 인권 문제를 개별 증언 차원을 넘어 국제 비정부기구(NGO) 네트워크와 연계된 구조적 의제로 끌어올렸다. 유엔 인권이사회, 미 의회 브리핑, 국제 인권 포럼 등에 참여해 △정치범수용소 실태 △공개처형과 강제노동 △종교·사상·이동의 자유 박탈 △강제 북송 탈북인의 처벌 실태를 꾸준히 증언하며, 북한 인권을 국제 규범의 문제로 명확히 위치시켰다.
2023년부터는 로버스 어스 주하원의원 사무실의 한인아웃리치 및 인권대표로 임명돼 탈북인 지원과 함께 미국 주류정치권과 한인사회를 연결하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마 총재 활동의 특징은 현장 증언을 정책 요구로 연결시키는 실천성에 있다. 그는 미 의회 보좌진, 국무부 관계자, 보수·진보 싱크탱크를 가리지 않고 접촉하며 북한 인권을 대북 외교 협상의 부차적 사안이 아닌 안보·외교의 핵심 인권 조건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최근 워싱턴DC에서 열린 이스라엘동맹재단(IAF) 갈라 어워즈 디너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에 전달한 요청 역시 이러한 연장선에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탈북인 강제 북송 중단 △6·25전쟁 참전 국군포로 및 미군·유엔군 유해 송환을 공식 요구하며, 북한 인권과 전쟁 책임 문제를 미국의 도덕적·외교적 책무로 환기시켰다.
마 총재는 국제 행사에서 태극기 문양 한복을 착용함으로써 탈북인이자 대한민국 국민이며 자유 진영의 증언자라는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내 왔다. 이는 단순한 복장이 아니라 북한 인권이 한민족 내부의 문제가 아닌 자유와 보편 인권의 문제임을 상징적으로 전달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2018년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평생 공로상(Lifetime Achievement Award)’을 수상하며 미국 사회에서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이는 탈북인 개인이 받은 상을 넘어 △북한 인권 증언의 신뢰성 △탈북인 운동의 도덕적 정당성을 미국 정치·시민사회가 제도적으로 승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마영애 총재는 일관되게 “북한 인권은 이념이나 정권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과 양심의 문제”라고 강조해 왔다. 그의 활동은 감정적 고발에 머물지 않고, 증언→국제 공론화→정책 요구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추며, 탈북민 인권운동을 하나의 외교적 행위로 확장시켜 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증언이 곧 정의”… ‘탈북하지 못한 탈북인’ 한원채 이름으로 잇는 연대
한원채인권재단은 “케이시 라티그는 탈북인의 ‘목소리’를 세계로 전달하는 통로를 만들었고, 마영애 총재는 탈북인의 ‘요구’를 국제 정치의 언어로 번역해 왔다”며 “두 사람의 활동은 상호 보완적이며, 오늘의 북한 인권 운동이 나아갈 방향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제6회 한원채인권상은 단순한 공로 표창이 아니다. 그것은 증언을 멈추지 말라는 요청이자, 침묵에 맞서 연대하라는 선언이다. 한원채 선생이 남긴 기록처럼, 그리고 그가 끝내 말하지 못한 이야기처럼, 북한 인권의 진실은 지금도 국제사회의 귀를 두드리고 있다. 이번 수상은 그 문을 두드려 온 이들의 발걸음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한편, 2020년 제1회 한원채인권상 수상자는 동료 탈북여성에게 자신의 장기(간)를 기증하고 북한 인권을 주창하며 12일간 목숨을 건 단식을 한 김태희 탈북민연대 대표와 40년 가까이 통일 활동과 북한인권 외길로 언론인 생활을 해 온 조정진 트루스데일리 대표기자(북한학 박사)가 받았다.
2021년 제2회 한원채인권상 수상자는 대통령이던 문재인을 향해 “가짜 인권, 가짜 평화, 위선자”라고 외치다 구속됐던 정창옥 길위의학교 긍정의힘 단장과 영국에서 북한인권운동을 펼치는 탈북인 출신 박지현 징검다리 공동대표가 본상을, 그리고 지성호 미래통합당 21대 국회의원(이북5도위원회 함경북도 도지사)이 특별상을 수상했다.
박근혜·박선영·김문수·김태훈·윤여상 등 역대 수상
2022년 제3회 한원채인권상은 30년 이상 교육을 통한 탈북인 정착과 의료 지원에 앞장서 온 신미녀 (사)새롭고하나된조국을위한모임(새조위) 상임대표와 동해 탈북청년 강제 북송에 항의하며 14일간 단식 등 꾸준히 북한인권운동을 해오고 있는 성현모 남북함께국민연합 사무총장(목사)이 본상을, 통일대박론을 주창하고 “언제든 한국으로 오라”는 메시지를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을 준 박근혜 제18대 대한민국 대통령과, 탈북인과 국군포로의 대모로 불리는 박선영 (사)물망초 이사장(18대 국회의원)이 특별상을 수상했다.
2023년 제4회 한원채인권상은 북한인권정보센터(NKDB) 초대 이사장을 지낸 원로 북한인권 운동가 김상헌 북한인권제3의길 대표와 탈북소녀 김한미 양 가족과 그림일기 ‘눈물로 그린 무지개’의 소년 작가 탈북인 장길수 가족 구출 등에 앞장 선 행동하는 북한인권운동가 문국한 북한인권국제연대가 수상했다.
2024년 제5회 한원채인권상에 윤여상 북한인권정보센터(NKDB) 설립자(북한인권기록보존 소장·정치학 박사)와 세계 여러 전환기 사례의 교훈과 시행착오를 반면교사 삼아 다가올 북한의 전환기를 실질적으로 대비하는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Transitional Justice Working Group·TJWG) 대표가 선정됐다. 특별상 부문은 국회의원 시절 북한인권법 제정에 앞장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 설립자로 지금은 명예회장으로 있는 김태훈 (사)북한인권 이사장(변호사)이 수상했다.
